시간에 따라 '브랜드'의 정의는 달라져 왔습니다. 호기심 많은 브랜드 컨설턴트가
보고 듣고 읽고 하고 느낀점을 공유합니다.🔥
영화, 책, 음악, 운동, 전시, 유튜브 콘텐츠 등
넓고 얕은 분야를 부유하며 얻은 영감을 전달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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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
- [이번 주의 문장] 콜린스
- [브랜딩] 브랜드의 정의
- [음악 추천] <Plantasia> - Mort Ga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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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영감을 줄, 이번 주의 문장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심지어 따뜻한 커피도 한 잔 했어요.
작고 아름다운 나만의 공간을 소유한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 마이클 콜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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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의 문장은 조금 독특한 곳에서 가져왔어요.
'퍼스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콜린스>의 브랜드 스토리입니다.
<콜린스>의 이야기는 한 우주 비행사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다고 해요.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딛은 사람을 아시나요? 아폴로 11호의 사령관 '닐 암스트롱'입니다. 그럼 두 번째는요?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지만, 몇 분은 알고 계실 거예요. '버즈 올드린'인데요. <토이 스토리>의 '버즈 라이트이어'가 이 인물의 이름을 가져온 거죠.
근데... 달 표면에 갔던 그 우주선 안에 한 명의 비행사가 더 있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조종사라는 신분으로 달까지 가서, 달에 발을 내딛지도 못했던 인물. 지구와의 통신마저 단절된 채로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순간을 맞았던 인물. '마이클 콜린스'입니다.
사람들은 달을 밟지도 못하고 철저히 고독한 순간에 홀로 있었던 마이클을 보면서 '태초의 아담 이후 가장 외로웠던 인간'이라고 동정했다고 해요.
하지만 마이클은 사령선에 혼자 남아 달 궤도를 돌았던 그 시간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심지어 따뜻한 커피도 한 잔 했어요.
작고 아름다운 나만의 공간을 소유한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었던 그 순간을 마이클은 '만족감'과 '해방감'으로 기억한 거죠.
<콜린스>는 마이클 콜린스가 우주에서 경험한 그 순간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순간'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브랜드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어요.
멋진 브랜드 스토리죠.
사실 '마이클 콜린스'라는 인물이 만든 브랜드도 아니거든요.(한국 브랜드예요!)
근데 이렇게 멋지게 브랜드의 정체성을 소개하다니요. 브랜딩은 무생물인 제품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브랜드'가 무엇인지, 조금 더 알아보죠.
-> collins 브랜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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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라는 단어가 한동안 유행하다가
이제는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죠.
'브랜드 가치', '브랜드 전략', '리브랜딩' ...
이제 이런 단어를 흔하게 들을 수 있지만,
정작 브랜드가 무엇을 뜻하는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브랜드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주변에서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도대체 브랜드가 뭐야?"
그러면서 각자가 생각하는 브랜드에 대한 정의를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브랜드라는 거, 로고나 디자인을 멋있게 얘기하는 거 아니야?"
"유명세를 말하는 건가?"
"제품명이 브랜드지"
브랜드에 대한 오해가 많다는 걸 새삼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대체 브랜드가 뭐냐고요?
사실... 하나로 딱 정해진 건 없어요. 학자마다,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죠.
-데이비드 아커(David Aaker) "브랜드는 단순한 로고나 이름이 아닌 충성도, 인지도, 지각된 품질, 연상, 독점적 자산으로 구성된 자산(Brand Equity)이며,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연결고리다."
-미국마케팅협회(AMA) "이름, 용어, 디자인, 상징 등으로 구성되며, 경쟁사와의 차별화 및 소비자 인지 강화를 목표로 한다."
-케빈 레인 켈러(Kevin Lane Keller) "브랜드는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떠올릴 때 활성화되는 감정, 경험, 믿음의 총체이며, 강력한 연상이 충성도로 이어진다."
복잡하죠..
그런데 오늘은 한 단어로 정리해볼게요.
시대별로 달라지는 브랜드의 의미를 살펴보면 한 단어로도 이해가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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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산업 시대 – '표식'
산업 시대 이전에 브랜드는 ‘이건 내 거야’라는 표시였어요
이 시기는 자급자족과 수공업 중심의 사회였어요.
물건은 손으로 직접 만들었고, 거래는 가까운 지역 사람들 사이에서 이뤄졌어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얼굴을 아는 구조였기 때문에 신뢰는 인간관계 안에서 보장됐죠.
하지만 점차 거래 범위가 넓어지고,
비슷한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건 내가 만든 거야’를 표시할 필요가 생겼어요.
그래서 불에 달군 쇠를 찍거나, 자신만의 문양을 새겼어요.
이 시대의 브랜드는 말 그대로 표식이자 낙인이었어요.
누가 만들었는지를 구분하는 도장이었고,
위조를 막고 신뢰를 지키기 위한 장치였죠.
중세 유럽의 장인 문양이 대표적인 예시예요.
중세 시대의 장인들은 자신이 만든 제품에 고유한 문양을 새겨 넣어 자신의 작품임을 표시했는데요.
이는 초기 형태의 브랜드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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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업화 시대 – '출처'
이 시기 브랜드는 ‘이 제품은 이 회사 거예요’라는 출처였어요.
1850년대 이후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류는 처음으로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어요.
제품은 손이 아니라 기계로 만들어졌고,
철도와 운송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전국 단위 유통이 가능해졌죠.
하지만 문제는, 소비자가 이제 생산자를 직접 알 수 없게 됐다는 것이에요.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졌고,
신뢰는 더 이상 인간관계로 설명되지 않았어요.
이때 브랜드는 출처의 증명 수단이 되었어요.
이 제품은 어떤 회사에서 만들었고,
이 로고가 있으면 일정한 품질을 기대해도 된다는 보증의 역할을 했죠.
코카-콜라의 컨투어 병이 대표적인 사례예요.
1900년대 초에 코카-콜라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는데요.
경쟁사들이 유사품을 만들기 시작한 거예요.
당시 병은 직선 형태라 모방하기 쉬웠거든요.
이를 막으려고 병에 로고를 새겼지만, 그마저도 똑같이 따라 했어요.
이를 막기 위해서 만든 게 1915년에 디자인된
코카콜라의 독특한 병 모양이에요.
병을 통해서 브랜딩을 했고, 그 목적은 출처를 명확히 하는 것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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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중소비 시대 – '약속'
이 시기에 브랜드는 ‘믿을 수 있는 약속’이 되었어요.
1920~50년대는 광고의 시대였어요.
라디오, 신문, 잡지 같은 매스미디어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기업은
브랜드를 전 국민에게 알릴 수 있게 됐어요.
게다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지나며
중산층 소비가 본격화됐고,
사람들은 한 번 써본 물건을 다시 찾는
반복 구매의 흐름에 익숙해졌죠.
이 시기 브랜드는 언제 사도,
어디서 사도 같은 품질을 보장하는 약속이었어요.
“이 마크가 있으면 믿을 수 있어.”
브랜드는 점점 기대를 만들고, 습관이 되고,
결국 충성이 되는 구조로 진화했어요.
캠벨 수프의 빨간색과 흰색 라벨이 대표적인데요.
1898년에 도입된 이 디자인은
브랜드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상징하며,
오랜 기간 동안 소비자에게 익숙한 이미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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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케팅 전략 시대 - '차별화'
이 시기 브랜드는 ‘고유한 위치’가 되었어요
60~80년대는 물건도 넘쳐나고 광고도 넘쳐났어요.
뭘 만들어도 비슷한 제품이 이미 있고,
소비자는 선택에 지쳐가는 시대였죠.
이 시기 브랜드는 선택의 기준점으로 작동했어요.
“우리는 다른 브랜드와 무엇이 다른가?”,
“이 브랜드는 어떤 사람에게 적합한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게 브랜드 전략이었어요.
광고 문구, 슬로건, 디자인, 컨셉까지 모두 브랜드의 ‘전략 자산’이 됐죠.
BMW의 "The Ultimate Driving Machine"
1975년에 도입된 이 슬로건은
BMW의 고성능 차량 이미지를 강화하고,
브랜드의 고유한 위치를 확립하는 데 기여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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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소비자 정체성 시대 - '정체성'
그리고 지금, 브랜드는 ‘나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어요
90년대 이후, 브랜드는 단지 ‘좋은 제품’을 뜻하는 걸 넘어섰어요.
사람들은 브랜드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하려고 하죠.
브랜드가 ‘소비재’가 아니라, 정체성을 담은 상징이 된 거예요.
더글라스 B. 홀트(Douglas B. Holt)는
<브랜드는 어떻게 아이콘이 되는가>
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죠.
"아이코닉 브랜드는 제품이 아닌 문화를 판매한다. 그들은 특정 시대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문화적 신화'를 창조한다."
브랜드는 정체성을 담는 기호가 되었어요.
사람들은 브랜드를 통해 “나는 이런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야”, “이런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봐” 라고 말하기 시작했죠.
브랜드는 더 이상 제품만을 뜻하지 않고, 그걸 고른 소비자의 취향, 태도, 가치관까지 상징하는 도구가 됐어요.
Apple의 기기를 사는 사람은 단순히 전자기기가 아니라, 창의성과 반문화적 정체성을 대변하는 상징이 되었어요.
Muji는 절제와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대표적 취향 브랜드죠.
Patagonia는 환경주의와 윤리 소비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브랜드예요.
옷을 팔기보다 철학을 전달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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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것은
이런 맥락이 있기 때문일 거예요.
시대가 바뀌면서 그 역할이 점점 커졌으니까요.
표식에서 출처로, 약속에서 차별화로, 그리고 정체성으로.
그래서 결국,
"브랜드가 뭔데?"
라는 질문에 한 단어로 답하면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랜드는
존재의 이유를 드러내고,
그 존재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에요.
겉모습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방향과 태도,
그리고 믿음까지를 포함해요.
결국 브랜드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응축된 대답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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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antasia> - Mort Gars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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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곡이에요. 식물을 위한 곡이거든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요!
이 앨범은 1976년에 발매된 음악으로, 정식 명칭은 <Mother Earth's Plantasia>이고, 부제는 "식물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지구 음악(Warm Earth Music for Plants and the People Who Love Them)"이에요.
실제로 당시 로스앤젤레스의 식물 가게인 'Mother Earth'에서 식물을 구매한 사람을 대상으로만 제공되었다고 해요. 그러다 2019년에 공식적으로 재발매가 된거죠.
며칠 전 비오는 날 친구에게 이 음악을 추천받았어요.
"비 오니깐 식물이 되어 이 음악을 들어봐"라는 메시지와 함께요.
'무슨 말일까?' 싶었는데 듣자마자 '아~' 했습니다.
과연, 제가 식물이 된 듯한 느낌이더라구요?
비오는 날 들어보세요.
기분이 푸릇푸릇해진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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